!!! 스포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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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의 서설. 제목부터 아름답지 않나요?
어쩌면 부끄러운 말씀이지만, 사실 저는 '세밑'이라는 단어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서설'이라는 단어의 뜻도 마찬가지고요. 어휘력 모자란 건 자랑이 아니지만 일상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긴 하잖아요. 일상생활에서 모르는 단어가 생길 때는 저도 당연히 검색을 합니다…만! 어쩐지 검색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서 그냥 읽었습니다. 그리고 검색을 하지 않은 것이 진짜, 진짜 운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아무튼 웹공개 예정도 없으신 것 같고, 이 후기를 읽으실 분들은 이미 이 회지를 읽으셨거나, 내용을 대강이라도 알고 계실 분들이기 때문에 편하게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회지의 첫머리에는 자살사고에 대한 묘사가 있다는 경고가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조금 걱정되긴 했어요. 왜냐하면 저는 (구) 자살 고위험군이자 약 없이는 일상생활이 힘든 만성의 중증 우울증 환자이기 때문입니다. 우울에 대한 묘사를 읽을 때 공감하고, 죽음에 대한 남의 사유를 읽을 때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란 말입니다. 읽고 더 힘들어지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안 할 수 없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읽지 않고 외면하며 일주일이 지나고, 열흘이 지나고…… 그러나 이걸 안 읽을 순 없겠더라고요. 읽히지 않는 책이 불쌍할 뿐더러… 이야기의 내용이 너무 궁금했거든요.
그리고 다 읽고 난 이후 :

정말,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어요.
사람은 항상 죽음을 선택할 수 있죠. 그 사실이 두려웠던 시간도, 그 사실에 위안을 받은 시간도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 것들에 대한 대화를 나누거나, 그들의 사유를 읽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삶은 모두에게나 버거운 거구나. 모두가 다른 이유에서 힘들고 괴롭구나. 그리고 그러면서도, 또 각자의 이유로 인해 모두 살아가는 거구나…….
모두는 제각각 다르고 제각각 비슷해요. 아이지가 죽고 싶어하는 이유는 복수 때문이었지만, 저는 사실 아이지의 죽음이 그의 부모, 그리고 시간 정부에게 제대로 된 복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네요.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들은 아이지에게 투자를 한 거니까. 투자는 언제나 비용을 돌려받을 수는 없는 것이니까. 매몰비용에 대해서는 잊어버려야 하는 거니까요.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아이지는 너무 어리고 너무 섬세한 친구였네요. 그리고 그런 아이이기 때문에 야겐에 의해 삶으로 끌어올려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섬세하고 어리지 않았더라면, 그 애가 유리처럼 투명하고 부서지기 쉬운 친구였더라면…… 이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삶을 선택하는 이야기는 정말 아름답고… 읽고 나면 마음이 평온해져요. 항상 행복하지 않아도 좋으니 희망을 품고 살아가렴, 아키라. 네 삶에 행운을 빌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