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P

유키 화이트라는 사람은


유키는… 일단 현대 일본에서는 엥간 평범한 모범생이었을듯. 교복 단추 끝까지 잠그고 긴 치마로 다니지만 학교에 다니는 이유는 친구들이랑 떠들려고인 것 같은 애… 두루두루 교우관계 좋고 절친도 있고 주말에 한번씩 친구들과 가라오케에도 가고 맛난 것도 먹으러 다니는 평범한 여학생

공부도 열심히! 노는 것도 확실히! 하는 애였음 도쿄 소재 명문대에 에스컬레이트 진학 가능한 명문고 입학 허가를 받아냈고 도쿄의 기숙사에서 살아야 하는 미래가 두렵지만 기대되기도 했을 거임… 가정은 적당히 유복하고 외동이라 사랑도 기대도 규제도 많이 받은 편

부모님이 로즈하트 여사님처럼 미친 컨트롤프릭도 아니고 유키도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이유가 있으면 납득해서 부모님과의 마찰은 적었을 거임… 부모님을 사랑하는 아기였어요 유키는…… 그리고 애초에 체제순응적인 타입이라서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더라도 규칙은 규칙이고 규칙이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 거라 생각하는 편 (리들이 이 면을 좋게 볼 듯)

부모님이라던지 친구라던지 익숙했던 모든 것 나고야의 여름 같은 사랑하던 것들을 잃고 트위스티드 원더랜드에 떨어진 유키… 원래 밀발이라는 설정이었는데 흑발이었다는 설정으로 바꿔야겠음 사유 : 그게 더 자격 박탈된 백설 같음 (백설이라는 키워드에 집착…하는 건 아니고 걍 키워드 있으니까 캐빌딩이 쉬워서 이미 정해진 키워드는 가지고 가려고ㅇㅇ 그리고 숨겨진 키워드로는 탈락된 키워드였던 빨간구두를 넣으려고.)

왜 빨간구두냐… 유키는 체제에 순응해가며 살아왔지만 평범하게 체제에 순응하며 사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유에 대한 갈망 또한 있음 그리고 기억을 못할 뿐 어둠의 거울에 이끌린 건 유키의 선택이었을 듯. 왜냐하면 여자아이는 예쁜 구두를 신고 싶다는 욕망에 이끌려 검은 구두가 아닌 빨간 구두를 선택했으니까.

게다가 여자아이는 결국 영원히 춤추는 구두에서 발을 빼지 못하고 다리를 잘라내고 말잖음? 그리고 구두는 혼자서 춤추면서 어두운 숲속으로 도망쳐서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으니까… 트위스티드 원더랜드에 있는 유키는 본래의 유키보다 더 솔직하고 더 욕망에 충실할 듯.

아무튼 유키는 꿈 속에서 그런 욕망을 읽은 어둠의 거울이 보낸 입학 원서에 서명했을 것 같다… 그런데 차원을 넘어오면서 기억에 군데군데 구멍이 뚫렸고 입학 허가증에 서명한? 입학 의지를 내비친 순간의 기억도 같이 날아간 거임. 그래서 자신이 왜 그런 선택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은 채 초반에는 돌아가고 싶다, 돌아가지 못한다면 이곳에서 살아가야겠지만 가능하면 돌아가고 싶다. 이런 생각으로 살았을 거고…. 2부와 3부 사이쯤에 돌아가기 힘들겠구나 생각하고 약간 울적해할 것 같음

돌아가기 힘들다면 여기서 살아야 하잖음; ← 하고 정신차린 게 3부쯤… 정확히는 아즐과의 계약 이후 집 뺏겼을 때 확실히 깨달았을 거 같음 일단 당장 그림 껴안고 길바닥에서 자야 했을 때 이 신기한 세계가 나의 현실이고 이런 현실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인식이 두번째로 됐을 듯 (첫번째는 1부 전에 에펠을 만나고 이곳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다 이전 세계의 사람들과 비슷하구나 라고 생각했을 때임)

암튼 <어쨌건 한동안은 이곳에서 살아야 한다>를 뼈저리게 느끼고 나서 도피에서 벗어나 현실 인지하고 원래의 모습을 서서히 되찾는데 이런 모습이 적응이 늦은 모습으로 비춰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

#NCP

유키 화이트는 밝히고 싶지 않다


유키는... 밝고 명랑해 보이지만 그냥 그렇게 보이도록 행동하지 않으면 스스로도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여자 가족 좋아 친구 좋아 내가 살고 있던 고향도 좋고 세상의 모든 것이 아름다워! 하던 사람이고 그냥 평범한 16세 소녀라서 의지할 사람 하나 없는 트위스티드 원더랜드로 떨어진 게 생각보다 큰 충격이지 않았을까. 떨어지기 직전에 느낀 감각과 나 죽는구나... 생각했던 거 하나만큼은 분명해서 돌아가도 살아있을 수 있을까? 돌아가는 도중 죽지 않을까? 내가 나라는 걸 믿어줄까? 생각도 하고 있을 거고.

그리고 유키는 그런 자신의 상태를 별로 알리고 싶지 않아한다.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초반에는 정말 믿을 사람 하나 없는 곳이라 그것 또한 어떤 약점으로 작용할지 몰라서 그랬을 듯. 그리고 가족들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외로움, 내가 알던 가치들은 모두 뒤집혀 버렸다는 괴로움을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지도 않다. 애초 그만큼의 신뢰가 쌓인 대상이 없다. 이 사람이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없는 것. 그리고 그걸 굳이 알려야 하나? 라는 생각도 할 것 같다. 호감이 쌓이고,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 이후에도 유키는 별로 알리고 싶지 않아한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털끝만큼의 무게도 얹어주고 싶지 않아서. 자신의 밝은 면만 알리고 싶다. 이상한 사람이지, 라고 생각하더라도 좋고, 자신에 대해 이해하지 못해도 좋으니 '유키 화이트'는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줬으면 할 듯. 어차피 이 사람들은 시라사키 유키노를 모르고, 알 필요도 없으니까.

드림캐들과 일정 이상으로 가까워지기를 망설이는 것은 유키 화이트가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이 세계에서 소중한 것이 생겨버리면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도 자꾸 생각날 거 같아서. 그리고 결국 그 사람이 너무 소중해져서 이곳에 남아버리게 될 것 같아서.


어쩌면 유키 화이트는 이곳에 시라사키 유키노를 아는 사람은 단 하나도 남기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자신을 가끔 생각해주면 고맙겠지만 아예 잊어버리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할지도. 그건 어쩌면 유키의 기억이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 같다. 유키에게 원래 살던 세계를 추억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기억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그 기억마저도 구멍이 군데군데 뚫려있는 것이라서 사실 현대의 자신은 모두 제 망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언젠가는 올 거고, 그게 자신의 망상이라면 아무도 모르는 게 낫다고 생각할 것 같기도. 그런데 스토리 진행되면서 점점 기억이 돌아올 거라서 이건 확률이 좀 낮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