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케이유키] 딸기 라떼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span class="sv_member">린더</span>
린더 @frauroteschuhe
2026-02-10 02:54

유키는 메뉴판을 한참 쳐다보며 고민하다 결정을 내렸다.


“아, 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흐음~ 그래? 그럼 나는 딸기 라떼로 할까.”

“에? 케이터 씨가 딸기 라떼요?”


유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유키는 케이터와 식사를 자주 함께하지는 않지만, 그런 유키라도 케이터가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파악하고 있었다. 아무 날도 아닌 날 파티에서 케이터는 단 맛이 덜한 디저트들을 차와 함께 억지로 넘겼으니까. 아직 케이터의 입으로 직접 ‘나, 단 것을 싫어하거든.’과 같은 말을 듣지는 못했지만, 유키의 안에서 케이터가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명제는 이미 기정사실이었다.


그런 케이터가 딸기 라떼라니. 다른 이유가 있지 않다면 절대로 하지 않을 선택이었다. 유키가 케이터를 빤히 보았다. 시선을 알아챈 케이터가 능글맞게 웃었다.


“뭐야, 유키? 오늘따라 케이터 씨가 평소보다 더 잘생겨 보이기라도 하는 거야?”

“케이터 씨.”

“네에, 유키 쨩의 케이터 씨입니다.”

“단 거 안 좋아하시지 않아요?”

“으음, 실은 그렇긴 한데…… 가끔은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단 말이지!”


유키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케이터를 쳐다보았다. 케이터가 마저 변명했다.


“진짜 그런 거 아니야. 유키가 딸기 라떼 먹을 때마다 무~척 귀여운 표정을 하니까, 그렇게 맛있나~ 싶어서. 아, 저희 주문할게요!”


그러며 점원을 부른 케이터는 유키가 뭐라고 할 새도 없이 과일 크레이프 두 개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리고 딸기 라떼를 주문했다. 유키가 태연하게 음식을 주문하는 케이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딸기 라떼 못 먹겠다고 해도 절대 안 바꿔줘야지. 그런 생각을 하자 입술이 쭉 나왔다. 함께 먹기로 한 과일 크레이프도 제법 단 맛이었기 때문에 케이터가 버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점원이 자리를 뜨자 유키가 케이터를 불렀다.


“케이터 씨.”

“으응, 왜?”

“못 먹겠다고 해도 절대 안 바꿔줄 테니까요?”

“우와, 유키는 엄격하네~…… 진짜로?”


케이터가 눈웃음을 치며 유키를 바라보았다. 유키가 움찔거리며 반응하자 이젠 아주 꽃받침까지 하며 끼를 떨었다. 샤메회 하는 아이돌 같아. 실제로 샤메회도 하이터치회도 한 번도 가 본적 없으면서 유키는 그렇게 생각했다. 애교 부리면 바꿔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지. 유키는 아예 고개를 돌려버렸다. 케이터가 웃으며 질문했다.


“그치만 유키는 쓴 거 싫어하잖아?”

“그치만 크레이프도 달잖아요.”

“달지도 쓰지도 않은 허브티도 파는데?”

“그렇지만 아메리카노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구요.”


유키가 삐죽거렸다. 아메리카노의 쓴 맛을 싫어하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한 모금씩 마셔가면서 익숙해져야 하는 것 아닌가. 중학생도 아니고, 커피 하나도 써서 못 마신다는 놀림은 이제 그만 받고 싶었다. 케이터가 유키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렇게 봐도 안 바꿔줄 거거든요! 유키가 속으로 외쳤다.


“흐응, 진짜 안 바꿔줄 거야?”

“네.”

“너무하다, 유키.”

“흥, 뭐가요?”

“커피 마시면 심장이 뛰잖아? 오늘 유키 쨩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쪽은 커피가 아니라 케이터 씨로 정했는데.”

“아, 진짜!”


속삭임에 유키는 얼굴이 빨개져서 몸을 뒤로 뺐다. 케이터가 유키의 반응이 웃긴지 깔깔 웃었다. 타이밍 좋게 크레페와 음료가 나왔다. 음료를 가져다 주는 직원은 당연하다는 듯 케이터의 앞에 아메리카노를, 유키의 앞에 딸기 라떼를 놓았다. 어? 아메리카노 내 건데? 유키가 눈을 깜박거리다가 황망한 표정을 지었다. 유키의 표정을 본 케이터가 박장대소했다.


“아하하, 유키 쨩, 지금 표정 너무 귀엽다~ 지금 사진 찍어서 마지카메에 올리면 안 돼?”

“안 찍을 거거든요!”


유키가 볼을 부풀렸다. 케이터가 핸드폰을 꺼내서 카메라 앱을 켰다. 아, 화난 하얀색 강아지 같다. 귀여워~ 이 표정, 분명히 마지카메에 올리면 백만 뷰 달성하겠지. 음. 케이터는 여전히 웃으며 질문했다.


“그럼 나 혼자 보는 건 돼?”

“……그건… 될 지도.”


유키가 눈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케이터의 핸드폰에서 찰칵거리는 소리가 여러 번 울렸다. 찰칵거리는 소리는 유키가 볼을 붉히며 딸기라떼에 꽂힌 빨대에 입술을 댈 때까지 계속되었다.


“응! 다 됐어. 너무 귀엽다, 내 여자친구.”

“본인 앞에서 그런 말 하지 마세요…….”

“그럼 뭐라고 해줄까?”


케이터가 턱을 괴고 질문했다. 케이터의 시선에 더 부끄러워진 유키는 빨개진 채 딸기 라떼나 마저 마셨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