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트레유키] 키스데이 단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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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2 15:20

유키는 노른자를 풀다 말고 트레이의 옆모습을 흘긋 바라보았다. 그는 파이 필링으로 들어갈 사과 조림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고 있었다. 유키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즐거워 보이네. 나는 안중에도 없는 거지.


유키 화이트가 일요일 오전부터 하츠라뷸의 주방에 방문한 이유는 단순히 트레이 클로버의 취미 생활을 돕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트레이와 함께 디저트를 만드는 일은 유키로서도 즐거운 일이긴 했으나, 정말 그것만을 위해서 일요일 오전부터 하츠라뷸의 주방을 방문하기에는 세상에는 즐거운 일들이 너무 많았다. 잠시 눈을 떼면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는 그림을 떼어내고 올 만큼의 위험 부담을 질 만한 일도 아니었다. 유키가 나른한 일요일 오전부터 트레이의 베이킹을 돕는 이유는 그것이 오로지 트레이 클로버의 취미였기 때문이었다. 옴보로 기숙사에도 주방은 있었고, 베이킹을 하고 싶었다면 옴보로 기숙사에서 그림과 함께 해도 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원하는 농도가 맞춰졌는지 트레이가 화구의 불을 껐다. 유키는 문득 시계를 보았다. 벌써 파이 반죽이 휴지될 30분이 지나 있었다. 유키가 관성적으로 젓고 있던 노른자도 무척이나 곱게 풀어졌다.


“유키, 벌써 노른자를 풀고 있었던 거야? 너도 참.”


냉장 휴지해 둔 파이 생지를 가지러 가던 트레이가 유키가 무얼 하는지 보더니 작게 웃음 지었다. 사과파이가 그렇게 기다려졌던 거야? 그런 질문이 얼굴에 쓰여 있었다. 유키는 대답하지 않고 씩 웃었다. 사과 필링을 다 만들 때까지 기다리며 할 일이 없었다는 말은 굳이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유키는 미리 사이다에 냉침해 둔 홍차를 트레이에게 내밀었다.


“고마워, 유키.”


트레이가 유키의 볼에 짧게 키스하고 홍차를 받아 들었다. 어? 유키가 눈을 크게 떴다. 트레이는 태연하게 홍차를 한 모금 마시고선 뒤돌아 냉장고에서 파이 생지를 꺼냈다. 돌아본 유키의 귓불은 사과처럼 빨개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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