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527 외로운 생각

작성자: 린더 작성일: 2026.05.27

가끔 외로운 생각을 하곤 한다. 이를테면 나와 영혼이 공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참 무익하고 우스운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영혼이 공명하는 사람이란 대부분의 경우에 존재도 불투명하고 만날 수 있을지도 알기 힘들다. 모두가 그런 것은 포기하거나, 혹은 생각하지 않으며 살아가고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한 사람의 완전한 ‘잃어버린 반쪽’인 사람은 없다고.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외로워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우주에 나 하나 온전히 이해할 사람 하나 없는 것 같아서. 아니, 없지는 않을 테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니까.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사람 중 하나니까. 그렇지만 그 누구도 온전히 나의 존재를 긍정하고 이해해주지 않을 것이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그럴 만큼 나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인간관계의 생각을 한다. 나는 내 의지로 인간관계를 대부분 끊었는데, 가끔은 그 지나간 인간관계를 되돌리는 꿈을 꾼다. 끊어진 마음과 끊어진 연락. 그 시간들이 전혀 없었다는 듯이 서로에게 달갑게 대하는 꿈을. 그런 꿈을 꾸고 나면 기분이 이상하다. 끊어진 사람 자체에 대한 미련은 없는 편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사람을 끊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인간관계란 덧없는 것이고 집착할 요소는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나는 여전히 사람을 끊어낼 때 망설이고 망설인다. 외로운 것은 싫다. 망한 인연을 어떻게든 붙잡으며 끊임없이 상처받고 상처준다. 그 과정을 모두 겪고 결국 이 관계에서 득(이 득에는 상대에게 내가 주는 애정도 포함한다.)보다 실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상대를 끊어낸 것이다. 내 애정조차 더이상 상대를 붙잡을 이유가 되지 못하여 끊어낸 것이다. 미련은 있겠으나 끊어낸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항상 그런 꿈을 꾸고 만다. 그러니까, 너는 분명 끊어냈을 텐데. 더 이상은 연락하지 않고, 겹지인을 통해 소식조차 듣지 않고 있는데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 사람을 만나고 즐거이 대화하는 꿈을 꾼다. 외로워서다. 내가 믿는 나의 세계는 본래도 외로운 것이지만 인간인 이상. 인간이 사회적 동물인 이상 그 외로움은 견디기 힘든 거라서. 과거 인연의 아무나를 붙들고 잠에 든 내가 그렇게라도 나 자신을 달래려 한다.


이 세상에 온 이상 외로움은 필연이며 잊을 수 있을 뿐 끊어낼 수 없는 업 같은 것이라고 믿고 있으면서도 가끔은 사무치도록 외롭다. 가족도, 스승도, 제자도, 고교 동창도 대학 친구도 트위터 친구도 있는데 나는 어쩔 수 없이 외로워한다. 대화를 나누고 사람 사이에 섞이는 것은 마취 주사 같다. 나는 결국 언젠가는 다시 혼자가 된다. 그러나 홀로이 와서 홀로 떠나는 것이 인생이라면 어째서 사람은 다른 사람 없이 살 수 없도록 만들어졌나?


…….


누군가는 완벽한 반쪽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관계 속에서 결핍을 조금씩 채우라고 말한다.기실 그 말이 제대로 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렇다 해서 누군가가 나를 온전히 이해해주고, 내 존재하는 방식을 그대로 받아줬으면 하는 욕망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오늘도 외로워 버리는 것이다.


나의 세계는 외로운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