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에펠유키] 유키에게

<span class="sv_wrap"><a href="https://habitual-irony.net/bbs/profile.php?mb_id=frauroteschuhe" class="sv_member" title="린더 자기소개" target="_blank" rel="nofollow" onclick="return false;">린더</a><span class="sv"><a href="https://habitual-irony.net/bbs/board.php?bo_table=twst_w&amp;sca=&amp;sfl=mb_id,1&amp;stx=frauroteschuhe" rel="nofollow">아이디로 검색</a></span><noscript class="sv_nojs"><span class="sv"><a href="https://habitual-irony.net/bbs/board.php?bo_table=twst_w&amp;sca=&amp;sfl=mb_id,1&amp;stx=frauroteschuhe" rel="nofollow">아이디로 검색</a></span></noscript></span>
2026-06-02 15:22

내가 가장 아끼는 친구,

유키에게. 


안녕. 유키. 매일 보는 사이면서도 이렇게 편지를 쓰려니 무척 어색하네. 그렇지만 이 이야기를 말로 하기는 더 부끄러워서 말이야. 그렇잖아. 아무 일 없이 잘 지내다가 갑자기 일주일도 더 된 이야기를 꺼낸다면 아무리 너라도 당황하겠지. 당황한 너의 얼굴을 보는 것도 어쩌면 즐거운 일이겠지만, 이미 다 지난 화제로 너를 당황하게 하고 싶진 않아서 말이야. 너는 과거는 과거로 묻어두고 싶어 하는, 좋은 게 좋은 것 아니겠냐며 모든 상황을 ‘좋게 좋게’ 눙치고 넘어가려는 성격이라서 애초 이 화제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 같기도 했고.


그렇지만 꼭 말하고 싶었어. 그걸 말하지 않는다면 나는 언제까지나 너에 대한 미안함을 마음 한구석에 놓아둔 채 살아가게 되겠지. 유키 너도 그런 건 별로일 거 아니야? 그러니까 이건, 기본적으로 나를 위한 것이지만 너를 위한 것이기도 해.


그러니까, 내가 전하고 싶었던 말은. 미안하다는 거야.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 네가 친구가 되고 싶다고 다가온 날 말이야. 나는 다만 소문만으로 너를 판단하고 편견으로 너를 바라봤어. 그래서 좀 까칠하게 대했지. 그렇지만 그것만이었더라면 이렇게 편지까지 쓰지는 않았을 거야. 그렇지만 일단 그것부터 사과하고 싶어. 첫 단추를 그렇게 끼우지 않았더라면, 다음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까.


내가 너에게 가장 사과하고 싶었던 일은 역시 그 날 너에게서 달아났던 일이야. 너도 많이 놀랐을 거야. 변명하자면 그 때. 네가 깨금발을 들어 귀에 입술을 가까이했을 때, ‘나는 다른 세계에서 왔어.’라고 속삭이는 말을 들었을 그 때 말이야. 나는 정말, 정말로 형용하지 못할 기분을 느꼈어. 못 믿겠다는 기분이 처음이었고, 네가 지독한 장난을 치고 있다는 생각이 두 번째였어.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네가 속삭였을 때는 이상한 감정으로 가슴이 터질 것 같았어. 나는 그러니까. 무서웠던 것 같아. 네가 언젠가는 네 세계로 가버리고, 나는 다시는 너를 볼 수 없다는 것이 말이야. 차라리 친해지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거라고까지 생각했으니까. 그렇지만 어쩌겠어? 나는 너와 친해져 버렸고, 너를 좋아하게 되어 버렸는데 말이야 이런. 앞 문장은 아무것도 아니야. 잊어줘.


그 날 정말 미안했어. 신사의 매너 같은 건 잘 모르지만, 우리 기숙사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매너’에도 맞지 않고, 무엇보다도 나답지 않은 행동이었어. 


괜찮다면, 정말로 괜찮다면 나를 정식으로 용서해 주지 않을래? 너는 좋은 친구라서, 나는 정말로 너를 잃고 싶지 않단 말이야.


애정을 담아,
에펠 펠미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