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미츠] 여름의 노래
비가 내리기 전에 도착하자
202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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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거리는 바람이 뺨을 스칩니다.
양 손으로는 이츠키의 허리를 붙들고 입으로는 조금 녹은 아이스크림을 뭅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청량한 하늘과 반팔 교복을 입어도 더운 날씨가 여름을 알립니다.
이츠키가 이끄는 자전거가 부드럽게 페달을 움직이며 나아갑니다.
당신은 그 뒤에 앉아 시시각각 변해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뒷모습밖에 보여주지 않는 이츠키가 말합니다.
히가시야마 이츠키:키미아키 씨, 비가 내리기 전에 도착하죠!
그러고 보니, 우리의 목적지가 어디였죠?
어렴풋이 의문이 떠오릅니다.
기억나지 않는 것을 보니 장소는 중요하지 않나 보네요.
그저 즐기도록 합시다.
비가 내리면, 모든 게 무산이 될 테니까요.
당신은 고개를 높이 듭니다.
새파란 하늘에서 찬란한 빛이 부서져 내립니다.
눈이 부셔 저절로 인상을 찌푸리게 되네요.
비가 내리기 전에 도착하자고 했던가요.
비는 언제 오는 건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맑은데, 곧 비가 오는 걸까요.
마츠요 키미아키:(그런 예보가 있었던가...) 비가 올지는 어떻게 알고.
히가시야마 이츠키:내일쯤부터는 비가 온다고 하던데요? 오늘 아침 일기예보를 확인했어요.
그것도 그렇지만, 뭔가, 오늘 비가 올 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든달까⋯⋯. (확실하진 않은 모양이다.)
마츠요 키미아키:(괜히 당신의 허리를 더욱 바투 끌어안고. 판판한 등 위로 낯 기대어 놓는다.) 비가 오면 맞으면서 가면 되지.
히가시야마 이츠키:에에―. 비 맞으면 감기 걸린다구요. 안 돼요, 안 돼.
자전거는 두 사람을 싣고 비탈길을 올라갑니다.
은은하게 짠내음이 풍겨오는 걸 보니, 바다가 가까워지고 있나 보네요.
느릿하게 파도가 치고 있습니다.
난간 너머로 바다가 보입니다.
묘하게 이질적이고, 꿈처럼 아름다운 바다가요.
마츠요 키미아키:지금 어디... 가는 거지. (어쩐지 꿈같은 기분에 평소보다 작은 음성.)
히가시야마 이츠키:어⋯⋯ 우리가 가야하는 곳이죠.
근데요, 키미아키 씨.
거기 가기 전에, 바다에 잠시 들렀다가 가면 안 될까요? 시간도 조금 남았고.
마츠요 키미아키:네가 원래도 바다를 좋아했었나. 뭐, 상관없겠지. 여행은 그런 거니까.
(이질적인 바다를 노려보듯 빠안...)
마츠요 키미아키:
관찰력
기준치:55/27/11
굴림:35
판정결과:보통 성공
묘하게 바다는 이질적으로 보입니다.
생동감 넘치는 풍경인데도, 뭔가 허전하게 보여요.
당신은 순간 깨닫습니다.
바다는 생명의 근원지.
바다를 떠올리면 종종 튀어오르는 물고기라거나, 하늘을 날아다니는 갈매기가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습니다.
갈매기도, 물고기도.
소라나 조개껍데기조차 발견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츠키는 바다를 향해 페달을 밟습니다.
얼굴에 스치는 바람이 강해지고, 자전거는 빠르게 바다를 향합니다.
바다 쪽에는 흔들다리가 하나 보이네요.
아무래도 저 다리를 지나야 바다로 향할 수 있는 모양입니다.
자전거는 흔들다리에 가까워지고, 이츠키는 무언가 중얼거립니다.
마츠요 키미아키:
듣기
기준치:20/10/4
굴림:3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히가시야마 이츠키:호수는 안 돼, 바다로 가야 해⋯⋯ (홀린 듯 중얼거린다.)
마츠요 키미아키:...호수? (의아한 듯 곱씹고.)
히가시야마 이츠키:에, 호수요?
(정말로 의아하다는 듯, 어리둥절한 반응.)
마츠요 키미아키:네가 그랬잖니, 이츠키. 호수로 가야 한다고. (반응을 보려는 듯, 부러 반대로...)
호수에 뭐 좋은 거라도 숨겨 뒀나 봐.
히가시야마 이츠키:제가 그런 말을 했어요? 호수라⋯ 이 근처에 호수가 있던가? (잠시 생각하는 듯 말을 멈췄다가,) 음, 근데 일단 바다가 가까우니까 바다를 먼저 보면 안될까요?
마츠요 키미아키:(저 바다는 역시 좀 께름칙한데...) (일단 흔들다리를 먼저 본다.)
히가시야마 이츠키:(흔들다리를 발견한다. 자전거로 저길 건너기는 위험할 것 같은데⋯⋯.) 흔들다리, 자전거 타고 가기는 힘들겠죠?
바람에 쉽게 흔들릴 것처럼 생겼어요.
마츠요 키미아키:(아무래도 못 미덥다...) 아무래도. 내려서 걸어갈까.
넘어지지 않을 자신 있으면, 그냥 타고 건너고.
히가시야마 이츠키:좋아요. 읏-차. (가볍게 소리내며 자전거에서 내린다. 당신을 에스코트 하려는 것처럼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
마츠요 키미아키:(미간을 약간 좁히며 당신의 손을 무시하고 앞서 흔들다리 방향으로...) 내가 무슨 아가씨쯤 되는 줄 아니. 아가씨보다는 어디로 보나 아저씨에 가깝거든.
히가시야마 이츠키:네~ 네, 키미아키 씨 나이쯤 되면 관절이 약해지실 때도 됐으니까요. (태연하게 디스를.) 챙겨드린 콘드로이친 드시고 계세요? (참고로, 콘드로이친 같은 것은 챙겨준 적 없다.)
마츠요 키미아키:(순간, 자기가 그런 관절약을 선물받아 놓고도 잊고 있었나, 따위의 생각을...)
(했을 리가. 안광 없이 싸아, 굳은 낯이 네 낯 돌아본다.)
히가시야마 이츠키:하하, 기억력은 멀쩡하신 것 같고. (눈을 피하며 농담한다.) 이 다리 꽤 많이 흔들리네요. 자전거 탔으면 정말 위험할 뻔 했어요.
화제를 돌리려 꺼낸 말이지만, 틀린 말은 아닙니다.
불안불안하게 생겼다 싶더니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다리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래를 보면 까마득하게 깊어 보이는 바다가 있네요.
추락하면 시체도 찾기 힘들 겁니다.
마츠요 키미아키:(찾지 말라지... 덤덤충은 흔들다리가 무섭다기보다... 역시 한결같이 싸가지가 부족한 본인 애인 잡도리가 더 중요하다.)
나한테 관절이니 뭐니, 소리는 해도... 이런 다리 하나 무서워서 못 건널 수준이라는 거지.
히가시야마 이츠키:어어? 그렇게 매도하셔도 돼요? 이 다리가 흔들리는 거지, 제 다리가 떨리는 게 아니거든요? (킥킥 웃는다.)
나아갈수록 흔들림이 심해지네요.
마츠요 키미아키:
기준치:40/20/8
굴림:14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히가시야마 이츠키:
기준치:60/30/12
굴림:55
판정결과:보통 성공
입씨름을 하다 보니 어느새 다리를 모두 건넜습니다.
바다 모래사장이 보이네요.
히가시야마 이츠키:아가씨 취급이 싫으시면 경로우대는 어떠세요? (실없는 농담 하며 당신 손을 잡는다.)
마츠요 키미아키:(열은 받아도... 애인이라는 건지. 맞잡은 손 느릿하게 문질이며 걸음 옮긴다. 모래사장을 지나야 바다로 갈 수 있겠지.
)
햇볕에 적당히 달궈져 모래사장은 뜨끈합니다.
흔한 유리 조각이나 쓰레기도 없네요.
맨발로 다녀도 안전할 것 같습니다.
모래사장에 뭐라도 있는지 한번 찾아볼까요?
마츠요 키미아키:조개껍데기라도 주워 볼까. 경로우대랬으니까 네가 찾아 봐. (툭, 네 허벅다리 차고.)
히가시야마 이츠키:하, 정말⋯⋯ 귀여운 부분이 있으시다니까. (툴툴대는 척 장난스럽게 모래를 뒤진다.)
기준치:60/30/12
굴림:55
판정결과:보통 성공
아, 이건⋯⋯. (뭔가 발견했는지, 표정이 잠깐 굳는다.)
마츠요 키미아키:뭔데? (당신 옆으로 서서 가만 내려다 봐...)
히가시야마 이츠키:유리병 편지네요! 꺼내서 읽어봐도 괜찮을까요?
마츠요 키미아키:남의 편지를 훔쳐서 읽어보는 취미는 없는데.
히가시야마 이츠키:역시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전하려는 편지는, 읽지 않는 게 좋을지도⋯ (당신의 눈치 살짝 보다가) 그치만 읽어보죠! 누가 열어볼지도 모르는 유리병 편지에 중요한 내용 쓰는 바보는 없잖아요?!
마츠요 키미아키:(한숨...) 너 하고 싶은대로 해. 언제는 네가 내 말을 들었다고, 이츠키.
히가시야마 이츠키:(편지의 내용을 확인하자 얼굴이 굳는다. 그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당신에게 편지를 내민다.)
 누군가의 편지 
키미아키 씨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려니 뭔가 어색해요. 늘 곁에 있었는데.

있죠, 키미아키 씨.

보고 싶어요.

사랑받는 꿈을 꾼다고 했는데, 그 꿈 속이 그렇게 좋은 건가요?

나보다 더?

그럴 리 없죠.

곧 데리러 갈게요.
 
편지라기보다는 메모에 가까운 인상입니다.
그나저나, 필체가 익숙하지 않나요?
누구의 글씨체였더라⋯⋯.
마츠요 키미아키:
관찰력
기준치:55/27/11
굴림:86
판정결과:실패
낯익은 글씨체긴 한데요, 누구 글씨였더라?
아무튼, 당신을 향한 절절한 연서입니다.
이츠키의 표정이 굳은 것도 이해가 가네요!
마츠요 키미아키:(사랑받는 꿈?)
(그런 걸 꾼다고, 행복해 할 내가 아님에도.)
(...) (이츠키를 바라본다. 유리병은, 다시 정리해 바다에 두고.) 갈까.
히가시야마 이츠키:네. 가요. (묘하게 찝찝한 표정.) 근데요, 키미아키 씨. 바닷가에 왔는데 발도 안 담그고 가요? 진짜루? (불쌍한 강아지 표정.)
마츠요 키미아키:(표정에 질린다는 듯한 반응 얼핏 보이고, 한숨과 함께 바다로...) 바다 쪽으로 더 들어가 보자는 말이었거든.
히가시야마 이츠키:역시~! (웃으며 함께 바다로 들어간다.) 아, 수영복 가져올걸 그랬어요. 이런 해수욕장이 있는 줄 알았으면 가방이라도 하나 챙겨오는 건데!
마츠요 키미아키:해수욕장은 무슨. 이렇게 사람 없이 조용한 해수욕장도 있니. (아, 젖는 건 싫은데... 바다 경계에서 우뚝, 서고.)
히가시야마 이츠키:(당신에게 물을 튀기려다가 멈칫.) 왜요, 사람 없는 해수욕장도 있을 수 있지! ⋯⋯적시면 화낼 거예요? (갈아입을 옷을 안 가져왔다는 걸 깨닫고 잠시 멈춘다.)
마츠요 키미아키:응, 적시면 화낼 거야. (가만히... 당신 바라본다. 옅은 미소. 그래도 바다라고 기분은 좋네...)
히가시야마 이츠키:(아쉬운지 차가운 바닷물에 손을 담그다가 툭툭 털어내기만 한다.) 해수욕도 재밌을 것 같았는데. 뭐, 별 수 없죠. 슬슬 배고픈데 점심 먹으러 안 가실래요? 자전거 운전해서 그런지 더 배고픈 것 같아요.
마츠요 키미아키:점심 먹을 데도 있니. 이렇게 조용한데? (테 쪽으로 손이나 뻗고.) 그러니까 왜 답지도 않게 자전거를...
너는 이 근처를 잘 아나 봐, 이츠키.
히가시야마 이츠키:왜요? 빌려준다는데 타야죠. 아까 전에 지도에서 여기서 쪼금~만 더 가면 이 근처 맛집 있댔어요. 제가 다 미리 조사해 왔죠. (저 잘했죠? 꼬리가 흔들리는 것 같다.)
마츠요 키미아키:누가 빌려준 거였어? (그대로 타고 흔들다리 넘어왔으면 큰일났겠다... 따위 생각이나. 빌린 건 제대로 돌려줘야 하니.)
가자. 나는 길을 모르니까.
히가시야마 이츠키:네. 펜션 사장님이 새벽에 이 쪽 자전거 타고 달리면 기분 좋다면서 빌려주셨어요. (다시 자전거에 올라탄다. 뒤에 타라는 듯 뒷자리 안장을 톡톡 두드린다.) 자전거 같은 것도 가끔은 괜찮죠?
마츠요 키미아키:펜션? (둘이 펜션 여행 같은 걸 왔었나. 그제야 뭔가 이해가 된다는 듯... 네 등 뒤로 올라앉고. 허리 꽈악...)
가끔은. 어린애 같고 괜찮네.
당신의 말에 이츠키가 활짝 웃습니다.
페달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아침보다 강렬해진 햇빛이 쏟아져 내립니다.
햇빛은 따갑지만 그리 싫다는 감정은 들지 않네요.
오히려 정답게만 느껴집니다.

핸드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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