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거리는 바람이 뺨을 스칩니다.
양 손으로는 이츠키의 허리를 붙들고 입으로는 조금 녹은 아이스크림을 뭅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청량한 하늘과 반팔 교복을 입어도 더운 날씨가 여름을 알립니다.
이츠키가 이끄는 자전거가 부드럽게 페달을 움직이며 나아갑니다.
당신은 그 뒤에 앉아 시시각각 변해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뒷모습밖에 보여주지 않는 이츠키가 말합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의 목적지가 어디였죠?
어렴풋이 의문이 떠오릅니다.
기억나지 않는 것을 보니 장소는 중요하지 않나 보네요.
그저 즐기도록 합시다.
비가 내리면, 모든 게 무산이 될 테니까요.
당신은 고개를 높이 듭니다.
새파란 하늘에서 찬란한 빛이 부서져 내립니다.
눈이 부셔 저절로 인상을 찌푸리게 되네요.
비가 내리기 전에 도착하자고 했던가요.
비는 언제 오는 건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맑은데, 곧 비가 오는 걸까요.


그것도 그렇지만, 뭔가, 오늘 비가 올 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든달까⋯⋯. (확실하진 않은 모양이다.)


자전거는 두 사람을 싣고 비탈길을 올라갑니다.
은은하게 짠내음이 풍겨오는 걸 보니, 바다가 가까워지고 있나 보네요.
느릿하게 파도가 치고 있습니다.
난간 너머로 바다가 보입니다.
묘하게 이질적이고, 꿈처럼 아름다운 바다가요.


근데요, 키미아키 씨.
거기 가기 전에, 바다에 잠시 들렀다가 가면 안 될까요? 시간도 조금 남았고.

(이질적인 바다를 노려보듯 빠안...)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3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묘하게 바다는 이질적으로 보입니다.
생동감 넘치는 풍경인데도, 뭔가 허전하게 보여요.
당신은 순간 깨닫습니다.
바다는 생명의 근원지.
바다를 떠올리면 종종 튀어오르는 물고기라거나, 하늘을 날아다니는 갈매기가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습니다.
갈매기도, 물고기도.
소라나 조개껍데기조차 발견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츠키는 바다를 향해 페달을 밟습니다.
얼굴에 스치는 바람이 강해지고, 자전거는 빠르게 바다를 향합니다.
바다 쪽에는 흔들다리가 하나 보이네요.
아무래도 저 다리를 지나야 바다로 향할 수 있는 모양입니다.
자전거는 흔들다리에 가까워지고, 이츠키는 무언가 중얼거립니다.

| 기준치: | 20/10/4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정말로 의아하다는 듯, 어리둥절한 반응.)

호수에 뭐 좋은 거라도 숨겨 뒀나 봐.



바람에 쉽게 흔들릴 것처럼 생겼어요.

넘어지지 않을 자신 있으면, 그냥 타고 건너고.




(했을 리가. 안광 없이 싸아, 굳은 낯이 네 낯 돌아본다.)

화제를 돌리려 꺼낸 말이지만, 틀린 말은 아닙니다.
불안불안하게 생겼다 싶더니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다리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래를 보면 까마득하게 깊어 보이는 바다가 있네요.
추락하면 시체도 찾기 힘들 겁니다.

나한테 관절이니 뭐니, 소리는 해도... 이런 다리 하나 무서워서 못 건널 수준이라는 거지.

나아갈수록 흔들림이 심해지네요.

| 기준치: | 40/20/8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입씨름을 하다 보니 어느새 다리를 모두 건넜습니다.


)
햇볕에 적당히 달궈져 모래사장은 뜨끈합니다.
흔한 유리 조각이나 쓰레기도 없네요.
맨발로 다녀도 안전할 것 같습니다.
모래사장에 뭐라도 있는지 한번 찾아볼까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 이건⋯⋯. (뭔가 발견했는지, 표정이 잠깐 굳는다.)





| 누군가의 편지 | ||
|---|---|---|
| 키미아키 씨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려니 뭔가 어색해요. 늘 곁에 있었는데. 있죠, 키미아키 씨. 보고 싶어요. 사랑받는 꿈을 꾼다고 했는데, 그 꿈 속이 그렇게 좋은 건가요? 나보다 더? 그럴 리 없죠. 곧 데리러 갈게요. | ||
| | ||
편지라기보다는 메모에 가까운 인상입니다.
그나저나, 필체가 익숙하지 않나요?
누구의 글씨체였더라⋯⋯.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86 |
| 판정결과: | 실패 |
낯익은 글씨체긴 한데요, 누구 글씨였더라?
아무튼, 당신을 향한 절절한 연서입니다.
이츠키의 표정이 굳은 것도 이해가 가네요!

(그런 걸 꾼다고, 행복해 할 내가 아님에도.)
(...) (이츠키를 바라본다. 유리병은, 다시 정리해 바다에 두고.) 갈까.








너는 이 근처를 잘 아나 봐, 이츠키.


가자. 나는 길을 모르니까.


가끔은. 어린애 같고 괜찮네.
당신의 말에 이츠키가 활짝 웃습니다.
페달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아침보다 강렬해진 햇빛이 쏟아져 내립니다.
햇빛은 따갑지만 그리 싫다는 감정은 들지 않네요.
오히려 정답게만 느껴집니다.


